하루 하나
맛집
에세이쓰는 김
2024. 4. 19. 22:37
누군가와 식사 약속을 잡을 때 장소를 나보고 고르라 하면 정말 난감하다. 누군가 제일 맛있었던 식당이 어디냐 물으면 답할 수 없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음식점에서 정말 맛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냄새에 민감해 비린내, 누린내, 탄내 등 안 좋은 냄새로 마이너스 먹고 가는 음식점들을 제외하면 그냥 다 무난하게 먹을만하네란 느낌. 무난한 집인데 같이 간 사람들이 맛있다 하면 남들에게 맛있다고 얘기할 수는 있는 정도다. 남들이 맛있다 한 집은 복불복이다. 입맛은 주관적이긴 한데, 맛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못 먹을 정도로 별로라거나 딱히 특색 있지 않은 그냥 흔한 맛이라거나 그 돈 주고 사 먹기는 아까운 집들이거나 아님 그냥 무난했다. 이래서 나는 내 입맛이 고급인 건지 저급인 건지 알 수가 없다. 진짜 맛집을 못 찾아 맛있는 음식을 맛보지 못한 건지 미맹이라 뭘 먹어도 맛이 없는 건지.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식사 약속은 상대가 정해주는 게 좋다. 안 먹는 거 빼곤 다 먹으니 그것만 피해 준다면 군말 없이 따라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