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무수한 베개가 있지만 내 목에 꼭 맞는 베개는 없다. 어릴 때부터 높은 베개는 베지를 못했다. 거북목이 생기고는 벨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옆으로 돌아 누워 휴대폰이나 아이패드를 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베개가 너무 낮을 경우에는 한번 접어서 누웠다. 집에 있던 베개들이 마음에 안 들 때마다 시중에 파는 거북목에 좋다는 베개도 여러 개 사서 써봤지만 다 별로였다. 호텔에서 써서 편하다는 베개도 써봤는데 높기만 하고 불편했다. 경추베개도 불편했다. 수건을 말아 베면 좋다는 말에 수건도 돌돌 말아 베 봤지만 불편하다. 어제는 편했던 베개도 오늘은 불편하고 그렇다. 베개가 문제인지 내 목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영국에 있을 때 쓰던 베개는 편했던 것 같은데 귀국할 때 버리고 와서 이젠 쓰고 싶어도 쓸 수도 없다. 기숙사에서 샀던 거 같은데 그 기숙사조차 사라졌으니....
베개 시장도 사기꾼이 많다고 한다. 뭐 어디 의사가 만들었다, 무슨 소재로 만들었다. 이렇게 마케팅하면서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와 목에 좋은 형태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고 얼마 되지도 않는 재료비를 고급화 마케팅으로 비싸게 팔아먹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근데 내가 그걸 다 알아낼 수 없으니 그냥 믿고 사보는데, 불편했던 게 많다. 모두에게 맞는 베개는 없겠지만 진짜 과장 광고, 사기 광고 많은 건 진짜인 것 같다. 그런 거 보면 참 한국이 사기 치기 좋은 나라긴 하다.
자기 전보다 자고 난 후가 목이 더 불편할 때가 많다. 자면서도 불편해서 계속 베개를 바꾸거나 베지 않고 자느니라 잠도 계속 깨고. 수면 시장이 점점 커진다는데 진짜 제대로 된 베개 좀 만들어서 적당한 가격에 팔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