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보는 건 좋아한다. 키우는 것도 좋아한다. 다만 키워본 건 어릴 때 키워본 메추리, 고등학생 때 키워본 고슴도치가 다이다. 인스타에 올라온 동물 사진과 릴스는 귀엽게 즐겨 본다. 강아지, 고슴도치, 고양이. 그중 제일 좋아하는 건 고양이 영상. 고슴도치를 키웠기에 고슴도치를 제일 좋아하긴 하지만, 키웠던 고슴도치보다 귀여운 고슴도치는 보이지 않을뿐더러 왜 그렇게 애들을 뒤집어 놓는지. 물에 뒤집어서 넣어 씻기는 영상을 귀엽다고 올리는 계정이 너무 많아서 고슴도치 영상을 인스타에서 보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진짜 학대받는 애들은 웬만하면 안 올라오고, 대부분의 고양이는 싫어하는 건 하지 않으니까 영상에 나오는 애들은 괜찮다. 강아지는 유튜브에서 재롱이 영상을 자주 봤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실제로 만지는 건 내가 키우는 동물이 아니면 무섭다. 다치게 할까 봐 무섭다. 내가 다치든 동물이 다치든. 그래서 강아지는 할머니 댁에서 키우는 강아지만 한두 번 만져보고, 고양이는 고양이카페에서 딱 한번 만져봤다. 그 외에는 남의 동물은 만진 적이 없다. 귀엽다고 함부로 만지는 건 동물과 사람 모두에게 예의가 아니니까.
고슴도치가 무지개나라로 떠난 이후 못 해준 것만 기억나 후회가 된다. 그래서 꿈에 고슴도치가 나오는 경우는 모두 악몽이다. 그런 것 때문에 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키울 수가 없다. 혼자 살게 될 경우엔 집에서 혼자 있게 될 동물이 불쌍하기도 하고 챙겨준다는게 쉽지는 않으니까 그걸 생각하면 힘들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