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세 달 전에 친구들과 함께 내년에 공연을 꼭 하자는 약속 하에 밴드를 결성했다. 6명으로 이루어진 밴드 인원 중 악기를 다뤄본 사람은 나 하나. 잘 될지 고민이 되지만 악기를 고르고, 노래를 고르고, 이것저것 상상하면서 계획을 세워 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그러나 언제나와 같이 상상할 때가 제일 재밌고, 막상 노래를 골라 연습하려니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다. 그래도 하루하루 연습하며 소리가 어느 정도 나니까 합주날을 기대하게 된다.
제일 처음 좋아하게 된 밴드는 X-JAPAN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어떤 계기로 접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노래에 푹 빠져 일본 밴드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초중고는 일본 밴드와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서는 영미권 밴드 노래를 즐겨 들었다. 밴드 음악 하면 보통 락이니까 주로 그것만 들었지만, 그 외의 음악을 듣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럼에도 노래에 드럼, 기타, 베이스 소리가 없으면 좀 허전한 게 시작을 그렇게 한 탓인가 싶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늘 그렇듯 즐기는 것에서 끝나기에 이 음악의 장르가 어떻고, 어떤 방법으로, 어떤 기술이 들어가고 그런 것은 잘 모르겠다. 그것이 불편하다거나 뭔가를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밴드를 하려고 하니까 왜 이리 불편한 건지. 이명이 생기고 나서는 무언가를 자세히 듣는 게 힘들다. 청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바람소리가 계속 귀에 울리는데 다른 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는 거다. 이명이 생기기 전에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훈련했으면 지금도 괜찮게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즐거움에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게 그 탓이 아닐까.
하루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