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 시간이 40분이면 샤워하기까지 마음먹는 시간이 35분, 실제로 샤워하는 시간이 5분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평균 샤워시간은 8분에서 15분 사이 정도라고 하는데 그걸 감안해도 얼추 말이 되는 소리다. 내 샤워시간은 보통 15분 전후로 추울 때는 20분까지 늘어나고 평소엔 15분 내외다. 샤워를 시작하면 물 맞고 서 있는 게 좋아 나가기가 싫어지는데, 왜 그렇게 샤워하러 가는 건 귀찮은지. 어딘가 나가기 위해 씻는 경우에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을 때까지 미룬 다음에 어쩔 수 없이 샤워를 시작하고 씻으러 들어가서는 바쁘게 씻는데, 그냥 나갈 일 없이 위생적 이유로 씻는 경우에는 너무 씻으러 가기가 귀찮다. 그래놓고는 들어가서는 또 나가기 싫어서 밍기적대면서 씻고.
샤워 순서는 몸-얼굴-머리 순으로 씻는다. 그래서 해바라기 샤워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어느 정도 길어지고 나서부터는 몸에 머리카락 붙는 게 싫어서 동일한 순서로 계속 씻어왔다. 그래서 매번 씻을 때마다 머리를 자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숱이 많은 편이라 정말 짧게 칠 거 아니면 관리를 잘해줘야 한다고 해 포기했다.
목욕은 좋아하지 않아 목욕탕에도 가지 않고, 10년에 한 번 목욕을 할까 말까 한다. 그것도 배스밤 같은 거 선물로 들어왔을 때 한 두 번 하는 것 같다.
아무튼, 모두가 샤워하러 가는 시간이 샤워하는 시간보다 오래 걸리는 걸 생각하면 누군가는 손가락 하나면 몸 전체가 깨끗해질 수 있는 그런 걸 만들 때가 되지 않았을까.